한여름의 나른함을 음악으로 | Hours of Summer 앨범 제작 이야기

Hours of Summer를 만들기 전, Rain on Porcelain에 처음 올린 것은 재즈와 블루스를 중심으로 만든 다섯 편의 플레이리스트였습니다.

처음 음악을 만들고 유튜브에 올리게 된 이야기는 Rain on Porcelain Story에서 이미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그 다섯 편을 만들고 난 뒤 제게 한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음에는 단순히 여러 곡을 모은 플레이리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앨범을 만들지는 그다음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마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이었습니다.

밖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금세 지치는 날에는 오히려 활기차고 강한 여름 음악보다 조금 느리고 나른한 음악이 더 듣고 싶었습니다.

더위를 잊게 해준다기보다,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천천히 하루를 보내게 해주는 음악.

그런 음악을 첫 앨범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작업이 조금씩 모습을 갖추면서 Hours of Summer가 되었습니다.

한여름, 조금 느리게 보내는 하루

여름이라고 하면 흔히 바다와 휴가, 강렬한 햇빛과 활기찬 음악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Hours of Summer에 담고 싶었던 여름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 책을 펼쳐 몇 페이지를 읽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햇빛은 점점 강해지고 하루의 속도도 조금 느려집니다.

한낮의 뜨거운 기운이 조금 누그러질 무렵 집을 나서 가까운 숲길을 천천히 걷습니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바라보며 걷다가 강가에 도착하면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갑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낮 동안 가득했던 여름의 열기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어느새 한여름의 밤이 찾아옵니다.

대단한 여행도, 특별한 사건이 있는 하루도 아닙니다.

책을 읽고, 숲길을 걷고, 강가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평범한 하루.

저는 그런 한여름의 느리고 나른한 시간을 음악으로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Hours of Summer라는 제목도 그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곡을 만들면서 하루의 모습이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20곡의 구성과 이야기를 모두 정해놓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여름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Soft Acoustic 곡들을 묶어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보자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곡을 하나씩 만들고 이어서 듣다 보니 조금씩 앞에서 이야기한 하루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이걸 하루가 흘러가는 것처럼 이어보면 어떨까?”

그 생각을 따라 곡을 정리하면서 앨범은 Morning Session과 Evening Session, 각각 10곡씩 모두 20곡으로 완성됐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이야기에 음악을 맞춰 넣었다기보다, 음악을 만들고 계속 들어보면서 앨범의 모습이 조금씩 생겨난 셈입니다.

음악을 따라 풍경도 만들어졌습니다

음악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는 앨범 커버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사용할 이미지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비주얼 콘셉트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음악을 만들면서 떠올렸던 장면들을 이미지로 옮겨보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여러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비교하다 보니 화려한 휴가지의 풍경보다는 평범한 한여름의 하루를 담은 이미지가 Hours of Summer의 음악과 더 잘 어울렸습니다.

음악을 먼저 만들고 이미지를 나중에 고민했지만, 둘을 함께 놓고 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분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첫 앨범을 만들면서 음악뿐 아니라 제목과 이미지도 앨범의 분위기를 만드는 일부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좋은 곡을 모으는 것과 앨범을 만드는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곡 하나가 마음에 들면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멜로디가 좋거나 분위기가 괜찮으면 저장하고 다음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곡이 많아지자 이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따로 들으면 괜찮은데 이어서 들으니 비슷한 느낌의 곡이 연달아 나오기도 했고, 시작 부분이 닮은 곡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한 곡만 놓고 보면 마음에 드는데 전체 흐름 속에서는 조금 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한 곡씩 듣는 것보다 여러 곡을 이어서 듣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순서를 바꿔보고, 마음에 들었던 곡을 빼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앨범의 완성도’ 같은 거창한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듣다가,

“이 곡 다음에 이 곡은 좀 비슷한데?”

“여기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는데?”

싶은 부분을 하나씩 고쳐나갔습니다.

Hours of Summer의 음악은 AI를 활용해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곡이 생각했던 대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각보다 짧게 끝나는 곡도 있었고, 원했던 분위기와 다르게 나온 곡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다가 며칠 뒤 다시 듣고 제외한 곡도 있었습니다.

결국 곡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듣고, 비교하고, 고르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과정을 거치면서 좋은 곡들을 모아놓는 것과 하나의 앨범을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AI로 음악을 만들면서 겪은 구체적인 시행착오와 제작 과정은 Creator Lab의 AI & Music에서 따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앨범을 만들고 나서

Hours of Summer를 만들기 전에는 ‘앨범을 만든다’는 말을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곡을 여러 개 만들고 한데 모으면 앨범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직접 해보니 곡을 만드는 것 외에도 생각할 것이 꽤 많았습니다.

여러 곡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것부터 제목과 이미지까지, 생각보다 많은 선택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첫 앨범 하나를 만들었다고 해서 어떤 기준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직접 해보고 나니 다음에는 무엇을 조금 다르게 해볼지,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할지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Album Diary에는 앞으로도 그런 변화들이 계속 쌓이게 될 것 같습니다.

Hours of Summer를 들으며

Hours of Summer 음악을 만들고, 듣고, 고르고, 순서를 바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여름의 하루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면 완성된 스무 곡뿐 아니라 첫 앨범을 만들면서 이것저것 고민했던 시간도 함께 떠오를 것 같습니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에서 시작해 숲길과 강가를 지나 한여름의 밤까지.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은 여름날이라면 Hours of Summer와 함께 그 하루를 보내보셔도 좋겠습니다.

Hours of Summer Soft Acoustic 앨범 커버 - Rain on Porcelain

▶ Hours of Summer YouTube 전체 앨범 듣기

Hours of Summer
Soft Acoustic & Indie Folk · 20 Tracks
Rain on Porcelain

Album Diary는 완성된 앨범뿐 아니라, 그 앨범을 만들면서 생긴 생각과 시행착오, 그리고 다음 작업으로 이어진 작은 변화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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